2021.07.18 - [2. 책을 읽어드려요/인문교양서] - [서평] 밤의 도서관
지난 시간에는 '질서 너머'의 저자, 조던 피터슨 박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피터슨 박사가 정치적 올바름을 대하는 태도를 중심으로 말씀드렸습니다. 책의 제목인 '질서 너머'의 뜻을 말씀드리기도 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책의 중요 내용을 중심으로 읽어드리겠습니다.
1. 피터슨 아저씨의 인생 조언
책을 읽으며 계속 고민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인문교양서로 분류해야 할지, 자기계발서로 분류해야 할지요. 물론 책의 장르를 가르마 나누듯이 완벽하게 분류할 수는 없지만, '질서 너머'는 더욱 힘들었답니다. 이 책은 많은 인문학, 종교, 심리학적 지식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심리학자와 상담가 본인으로서 조던 피터슨의 임상도 많이 들어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자기계발서로 분류했습니다. 피터슨 박사가 언급한 수많은 지식과 정보들은 결국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 입장에서는 그리 잘 읽히는 책이 아니었습니다. 그 이유를 몇 가지 들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고전 정신분석학(프로이트, 융 등) 개념 및 사례의 과다한 인용. 이들의 학문과 사상이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쳤음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엔 고전적 정신분석학을 넘어서 다양한 이론이 논의됩니다.
- 기독교적 색채가 강함. 이 부분은, "'종교 속에 나타난 보편적인 인간 정신'을 보이기 위해서"가 목적으로 보입니다. 다만 예수의 죽음과 부활, 성경 구절의 많은 인용, 보편적 진리를 기독교적 진리와 동일시하는 말들에서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아, 저 세례명 있습니다. 군 복무할 때는 교회 다녔어요.)
- 무엇보다, 이야기를 전개할 때 사용한 정신분석학의 개념, 종교, 인문학, 상담 사례, 피터슨 박사의 개인적인 경험이 잘 어우러지지 않음. 가독성이 떨어졌습니다. 아래에서 소개할 열두 가지 법칙이 피터슨 박사가 말하는 핵심입니다. 감동적이고요, 위로받는 느낌에 눈물도 글썽글썽 했어요. 그런데 같은 챕터에 함께 실은 내용들이 하나의 주제로 응집이 잘 되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 (번역 탓인가?)
그렇지만 두 번, 세 번 읽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우리가 인문학 책을 읽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 재미있어서. (가장 훌륭한 이유지만, 가장 어려운 동기입니다.)
- 인문학적 지식을 쌓기 위해, 교육과 연구 등에 활용하기 위해.
- 삶의 지혜를 얻기 위해.
'질서 너머'는 삶의 지혜를 알려줍니다. 꽤 어려운 방식으로요. 그러나 이런 난해함이 참 좋았습니다. 피터슨 박사가 빙빙 말을 돌리며 인생의 법칙을 알려주는데, 직접 이 분과 대화를 하는 느낌이었어요. 저자가 건네는 말에 동의도 하고, 반박도 하고, 이해가 안 되면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중에 피터슨 박사의 인생의 열두 법칙이 저의 인생의 열두 법칙으로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피터슨 박사는 엄청 똑똑한 분이에요. 그치만 개인적으로, 가정적으로도 참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의학적 목적으로 복용한 마약성 물질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사모님은 암으로 죽을 위기를 넘겼고요. 예쁜 손녀도 있는데 손녀 걱정도 엄청 하십니다. 그리고 사회의 규범과 질서, 예의를 굉장히 중시합니다. 사람은 결혼을 해야 완성된다는, 요즘 관점으로는 다소 꼰대(?) 같은 말도 서슴없이 하세요.
그래서 피터슨 씨가 매력있고, 이 책이 매력 있습니다. 여러분께 모범적인 모델로서, 스승이나 현자, 교사의 모습으로 다가가지 않아요. (지나치게 똑똑하긴 하시지만,) 오히려 "얌마, 내가 너보다 오래 살았고 인생 경험도 많아. 내 이야기나 좀 들어봐라. 인생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라고 말을 꺼내는 옆집 아저씨 같습니다. 우리가 친한 인생 선배에게 조언을 들을 때, 항상 도움되고 좋은 말만 듣진 않잖아요. 이야기를 듣다 보면 때로는 공감이 안되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런 대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성장하고, 위안받습니다.
인생 선배로서 조언을 해주는 피터슨 아저씨. 그는 어떤 인생의 법칙을 알려줄까요?
2. 12가지 법칙
법칙 1. 기존 제도나 창의적 변화를 함부로 깎아내리지 마라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와 그 규칙이 있습니다. 이는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우리와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이를 '질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작게는 친구나 동료, 크게는 상급자부터 제도와 문화, 심지어는 자연까지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나를 둘러싼 사람들과 규칙이 싫을 수 있습니다. 사회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징징대 봤자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주어진 환경과 규칙을 아름다운 질서라고 인식해야 합니다. 우리 삶을 지탱하는 울타리 속에서 노력하여 빛을 발할 때, 인정받으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단, 그 규칙이 잘못된 것이라면 용기있게 바꾸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혹은 내가 떠나든가요.
법칙 2. 내가 누구일 수 있는지 상상하고, 그것을 목표로 삼아라
우리는 세계를 존재하는 그대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인식하는 우주가 다릅니다. 그리고 세계와 상호작용하며, 좋든 싫든 변화합니다. 그리고 마음먹기에 따라 그 변화를 통해 성장할 수 있습니다. 즉, 세계에는 잠재성이 있습니다. 아니, 사실은 우리 모두에게 잠재성이 있습니다.
이야기에는 모티프가 있습니다. 모티프는 곧 원형입니다. 쉽게 말하면 어느 이야기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영웅과 악당, 죽음과 부활 구조 등입니다. 우리 모두는 세계를 다르게 인식하지만, 신기하게도 여러 문화에서 공통적으로 이런 구조가 나타납니다. '멋진 이야기'라는 공통적인 코드가 있는가 봅니다. 우리 삶 속에는 영웅이 있고, 절대적인 악이 있습니다. 그리고 죽음과 같은 고난을 겪지만 부활하기도 합니다. 삶에서 마주하는 고난과 악을 견디고, 영웅처럼 이겨내는 삶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법칙 3. 원치 않는 것을 안개 속에 묻어두지 마라
현실에 바람직하게 대응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과 현실이 다를 때 말이죠. 이럴 때 우리는 두 가지 모습을 보입니다. 첫째로, 내 속마음(무의식)과 다른 행동을 하게 됩니다. 실제로는 그 일을 하기 싫은데 웃는 낯으로, 억지로 말하고 행동합니다. 둘째로, 못 본 체 무시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현실과 마음을 '어쩔 수 없지', '그냥 모르는 체 넘어가자'라고 생각합니다. 전자는 적극적이고 후자는 소극적입니다.
이 둘은 모두 내 마음과 현실의 불일치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원치 않는 것을 현실의 안개 속에 묻어둘 때, 어느 순간 폭발하게 됩니다. 마치 가득찬 물병에 한 방울 물이 떨어져서 넘치게 되는 것처럼요. 그러나 그런 상황이 되면, 무엇이 문제인지 모릅니다. 비록 화나게 한 바로 그 순간이 있다 하더라도, 그게 진짜 원인이 아닐 수 있어요. 현실의 답답했던 모든 순간에 스트레스가 쌓인 상태니까요.
솔직해야 합니다. 내가 원치 않은 것, 내 속마음을 말하면 사람들이 당신을 미워할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면, 사람들이 당신을 제멋대로인 사람이라고 판단할 것 같나요? 어쩌면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당신의 삶을 정해주진 않습니다. 용기를 내서 악당에게 마주하는 것, 그것이 영웅적인 삶임을 잊지 맙시다.
법칙 4. 남들이 책임을 방치한 곳에 기회가 숨어 있음을 인식하라
어른이 되면 더 큰 자유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그만큼의 책임이 따라옵니다. 내가 얻고 싶은 행복은 거저 다가오지 않습니다. 행복을 얻기 위해선 책임을 져야 합니다. 외면하고 싶은 현실이지만, 내가 원하는 자유와 행복이 크면 클 수록, 더 크고 무거운 책임을 어깨에 올려놓아야 합니다.
남들이 하기 싫은 일은 더 큰 책임을 동반합니다. 더 힘든 일이고, 때로는 괜히 나서서 욕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렵다는 것은 더욱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에 용기있게 나서야 합니다. 우리는 더욱 큰 책임을 지게 되겠지만, 더욱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나아가 더욱 행복해지고, 더욱 자유롭게 될 것입니다.
법칙 5.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마라
우리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해야 하는 상황은 무엇이 있습니까? 삶 속에서 아주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곤란한 상황을 꼽자면 직장 문제입니다. 소질과 적성, 인간관계, 꿈, 회사의 목표 등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퇴직이나 이직을 결정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일을 그만두게 되면 당장은 현실적으로 힘들 것입니다. 그리고 새 직장을 구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5년, 10년, 20년 뒤의 당신은 지금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 것입니다. 당장의 어려움에 막혀 인생의 길을 잃어버리는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합니다. 단, 이러한 결정을 내릴 때 마음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합니다. 시덥잖은 이유나 변덕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법칙 6. 이데올로기를 버려라
이데올로기(이념)는 사피엔스에서 읽었듯 종교와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종교는 인간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할 뿐 아니라, 옳고 그름의 판단 기준을 줍니다. 그러나 이데올로기는 본질적으로 선하지 않습니다. 그 사상이 선한지, 악한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데올로기의 역할이 선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이데올로기는 일견 옳아 보입니다. 그리고 매력적입니다. 이데올로기의 생성 과정은 이렇습니다. 세상을 설명하는 수많은 방향 중 하나를 골라잡아 골격(이론)을 세웁니다. 그리고 거기에 맞는 설명들만 재료로 사용하며 건축합니다. 그러니 완성된 건축물은 완벽해 보입니다. 그러나 한 이데올로기 안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논의될 수 없습니다.
또, 이데올로기는 적을 설정합니다.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나에게 따르라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악당입니다. 이데올로기의 편향성과 적대성 때문에 사람들은 매료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없게 됩니다. 사회를 받아들일 수 없게 됩니다. 즉, 문제가 생기면 나에게 원인을 찾기보다는 사회에서 원인을 찾게 됩니다.
앞서 말했듯, 내가 아니라 사회가 잘못되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를 둘러싼 사람들이 이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원인을 주변으로 돌려봤자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주변 탓을 하는 사람은 다른 곳으로 몸을 옮겨봤자 똑같은 문제가 계속 생길 것입니다. 나 자신에게 있는 어둠을 마주해야 합니다. 그리고 영웅처럼, 용기 있게 맞서야 합니다.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바뀌려고 노력할 때, 사회가 비로소 바뀔 것입니다.
법칙 7. 최고한 한 가지 일에 최대한 파고들고, 그 결과를 지켜보라
석탄이 깊은 땅 속에서 열과 압력을 받으면 단단하고 아름다운 다이아몬드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한 가지 일을 정해 최대한 파고들어야 합니다. 그 일이 내가 원하던 일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그 과정에서 배움이 일어나고 단단해집니다. 복잡했던 마음이 가라앉고 성취감을 느끼게 됩니다. 내면의 통합이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법칙 8. 방 하나를 할 수 있는 한 아름답게 꾸며보라
이 법칙은, 세상 탓을 하기 전에 너의 방부터 정리해라는 말입니다. 내 자신 하나 돌아보고, 돌보지 못하는데 원인을 밖에서 찾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앞서 말한 법칙 6. 과 비슷합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내 몸과 집부터 정돈해야 평화로운 나라를 다스릴 수 있단 말이지요. 저도 오래간만에 방 정리를 좀 해봤답니다.
피터슨 박사는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합니다. 예술 작품을 하나 놓기를 권합니다. 예술 작품을 구매하는 건 사치를 부리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세상을 순수한 눈으로 바라보는 예술가의 관점을 나 가까운 곳에 놓는 것입니다. 예술가의 작품을 바라보며 우리는 영감을 얻고, 그들의 시선과 아이디어에 감탄하게 됩니다. 나아가서는 삶과 우주의 본질에 대해 종종 사색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저는 이런 감정을 책에서 느낍니다. 비록 예술 작품처럼 직관적인 아름다움이 있지는 않습니다만, 내가 감명 깊게 읽고 가르침을 받았던 책이 가만히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면 영감이 떠오르곤 합니다. 당시 책을 읽었을 때의 생각과 느낌이 지금 내가 있는 현실 속에서의 생각과 느낌으로 다시 다가옵니다. 여러분도 여러분만의 예술 작품으로 방을 꾸며보시기를 권합니다.
법칙 9. 여전히 나를 괴롭히는 기억이 있다면 아주 자세하게 글로 써보라
저도 저를 괴롭히는 여러 기억이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삶에서 힘든 순간들이 참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마음이 탁 놓이는 위로를 받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내 세계를 잘 아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서 그렇습니다. 나를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 뿐입니다.
앞선 내용과 마찬가지로, 피터슨 박사는 용기를 가질 것을 당부합니다. 나를 괴롭히는 기억을 자세하게 글로 쓴다는 것은, 단순히 일기를 적는 것이 아닙니다. 나를 힘들게 했던,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저리고 몸이 떨리는 기억을 정면으로 마주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건조하게 하나하나 서술하며 차분히 바라보라는 뜻입니다. 글로 적는 것은 잊었던 것을 떠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내 삶을 괴롭히는 악에 당당히 맞서는 것입니다.
법칙 10. 관계의 낭만을 유지하기 위해 성실히 계획하고 관리하라
당당히 맞서는 것은 나 자신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당당히 맞서야 합니다. 상대방이 불안해할까 봐, 떠나갈까 봐 걱정하며 자신을 속이며 하기 싫은 행동을 해서는 안됩니다. '법칙 3.'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내가 마음이 떠난 사람에게 집착해서는 안됩니다. 법칙 10.은 관계에 있어서 진심을 다하라는 것이지, 내 마음의 소리를 외면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놓아줄 사람이 있으면 놓아주어야 합니다. 당신은 훌륭한 사람이기 때문에 좋은 인연이 또 있을 것입니다. 지금 주위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진심을 다해 소통하고, 계획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서먹해진 관계에서는 작은 이야기와 약속부터 시작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 과정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는 곧 상대방을 신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의 부족함을 상대가 아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됩니다. 내가 상대방을 믿는 것만큼 상대방이 나를 믿을 것입니다.
법칙 11. 분개하거나 거짓되거나 교만하지 마라
분개와 거짓과 교만은 모두 내 삶을 가로막는 안개입니다. 나의 진짜 마음을 왜곡하는 것입니다. 나 자신보단 나의 주변에서 문제를 찾습니다. 이 장에서는 특히 과오와 태만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합니다. '법칙 3.'과 관련한 것입니다. 먼저 과오는 내 마음과 다른 적극적인 행동, 태만은 내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못 본 체 지나가는 소극적인 행동입니다. 분개와 거짓, 교만은 내 본질과 현실을 일치시키지 못하는 데에서 나오는 악입니다.
법칙 11. 과 12. 는 앞선 내용을 정리하는 성격이 강합니다. 이 장을 직접 읽어보시며 피터슨 박사의 생각과 나의 삶을 비교하시기를 권합니다.
3. 법칙 12. 고통스러울지라도 감사하라
열두 번째 법칙은 마지막 항목으로 분류했습니다. 이 책을 정리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피터슨 박사의 책을 읽다 보면, 이 사람 참 냉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피터슨 박사는 따뜻한 공감과는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오히려 여러 인문학, 심리학, 종교적 설명 등을 들고 오며 "봐, 인간 정신은 이렇다니까. 사회 탓하지 말고 너 자신부터 바라봐."라는 말을 툭 던져놓습니다.
그가 설명하는 사회는 그야말로 악의 구렁텅이입니다. 제도와 법, 질서가 필요하다는 것과 이들을 따르는 것이 인간 본능이라고 설명하면서도, 거기에서 오는 고통을 희석하거나 축소해 전달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피터슨 박사가 말하는 삶은 그야말로 고통의 연속입니다. 심지어 피터슨 박사의 삶 자체가 너무나 고달팠기 때문에 뭐라고 할 수도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해야 합니다. 삶이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사회가 나를 괴롭히더라도 이들은 본질적으로 아름답습니다. 서로 어울리며 살기 위한 규칙이자 울타리입니다. 나를 둘러싼 세계는 있는 그대로 존재합니다. 내가 가만히 있는 한 아무리 불평하더라도 바뀌지 않습니다. 내가 부와 권력이 가득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된다 하더라도 고통은 언제나 내 곁에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내가 바뀌면 됩니다. 내 마음을 잘 살피고, 나를 둘러싼 안개와 고통에 정면으로 마주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질서 너머'를 관통하는 주제는 '질서'도, '질서를 넘어서라'도 아닙니다. 바로 '용기'입니다.
다음에 읽어드릴 책은 '밤의 도서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시간은 여기까지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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