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자기계발서의 명저,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어드리겠습니다.
1. 어째서 '인간관계'인가?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은 80년 가까이 자기계발서의 명저로 꼽히며, 대표적인 스테디셀러입니다. 저는 남의 인생에 이래라, 저래라 하며 "이것만 하면 당신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기계발서를 싫어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관계론」이 좋은 책이며 스테디셀러가 될 법하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얼마 전, 알프레드 아들러의 심리학을 담은 「미움받을 용기」를 읽어드린 바 있습니다. 해당 내용이 궁금하신 독자는 아래의 글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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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 심리학은 '개인심리학'이라고 불립니다.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사실은 어떤 이에게는 별 것 아닌 일로, 어떤 이에게는 심각한 일로 여겨집니다. 또, 행복한 일로, 슬픈 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러니 개인이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에 따라 행복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의 미움을 받을 수 있으나, 나를 미워하는 것 또한 타인의 선택이기에, 자유로운 삶을 위해서는 곧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책의 골자였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행복은 타자 공헌감에서 나온다고 밝혔습니다. 비록 아들러 심리학은 개인 심리학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공동체 감각을 행복에 다가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보았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공동체에게 존재만으로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감각을 깨달아야 합니다. 바꾸어 말하면, 「미움받을 용기」에서는 한 사람이 가지는 용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그 자체로 존중하는 것이 행복의 원천이라는 것입니다.
「인간관계론」도 마찬가지입니다. 데일 카네기는 인간관계를 해결하기 위한 열쇠로 세 가지 기본 원칙 아래 크게는 세 가지로, 작게는 스물 일곱 가지의 법칙을 제시했습니다. 일견 많아 보일 수 있지만 이 법칙들을 관통하는 핵심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고, 칭찬해라. 원하는 것을 타인 스스로 하게 만들어라.
즉, 「미움받을 용기」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을 그 자체로 존중하며, 그러한 과정에서 인간관계의 열쇠를 얻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2. 「인간관계론」의 법칙 요약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은 다양한 위인의 삶을 조망하며 여러 법칙들을 제시합니다. 다시 말해, 많은 성공을 거머쥐고 나름의 행복을 쟁취한 사람들은 '인간관계'를 중시하며 다른 사람에 대해 서로 비슷한 태도를 지녔다는 의미입니다. 아들러는 "모든 문제는 인간관계에서 비롯한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우리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관계론」에서 제시한 여러 법칙을 알아봅시다.
먼저, 인간관계의 기본 원칙입니다.
1. 비난하거나, 비판하거나, 불평하지 마라.
2. 솔직하게, 진심으로 칭찬하라.
3. 상대방에게 열렬한 욕망을 불러일으켜라.
이 기본적인 원칙은 이후 이어질 '사람의 호감을 얻는 방법', '사람을 설득하는 방법', '사람을 바꾸는 방법'을 관통합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보다 나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다른 사람들도 우리보다는 자신들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논쟁이나 훈육, 잔소리, 다툼 등으로 다른 사람을 대하게 되면 심리적인 장벽이 우선 생겨납니다. 또,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지 못할 것입니다. 즉, 다른 사람들로부터 원하는 것을 성취하지 못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체면을 세워주고, 나보다는 다른 사람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선택지를 타인이 스스로 고르게 하는 것이 인간관계의 기본입니다. 이는 소위 내가 '호구'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자존심이 상하고, 원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좋은 인간 관계를 만들 수 있고, 다른 사람이 내가 원하는 것을 쉽게 베풀 수 있게 만듭니다.
다음은 사람의 호감을 얻는 6가지 방법입니다.
1. 사람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라.
2. 미소를 지어라.
3.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하라.
4.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라.
5. 상대방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하라.
6. 상대방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만들어라.
「인간관계론」의 핵심 중 하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합니다. 내가 시키는 것보다는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어 합니다. 또, 타인에게 본인들이 소중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합니다. '인정 욕구'가 있기 때문에(비록 아들러에 따르면 버려야 하는 것이지만요), 체면을 내세우고 싶어 합니다. 그러니 사람의 호감을 얻기 위해서는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 사람의 관심사를 이야기하고, 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러다면 내가 원하는 것을 직접 말하지 않아도 그들이 스스로 해줄 것입니다.
다음은 사람을 설득하는 12가지 방법입니다.
1. 논쟁을 피하라.
2. 다른 사람이 틀렸다고 말하지 마라. 의견을 존중하라.
3. 잘못했다면 빠르고 분명하게 인정하라.
4. 우호적으로 시작하라.
5. 상대방이 "네." "네."라고 대답하게 만들어라.
6. 상대방이 많이 이야기하게 하라.
7. 상대방이 스스로 생각해 냈다고 느끼게 만들어라.
8. 상대방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려고 노력하라.
9. 다른 사람의 생각과 욕망에 공감하라.
10. 고상한 동기에 호소하라.
11. 당신의 생각을 극적으로 연출하라.
12.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켜라.
사람을 설득하는 방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관계론」에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직접, 강하게 이야기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설득하고 싶은 바를 상대방이 스스로 생각하게끔 유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우호적으로 다가가야 하고, 상대방이 많이 이야기하게 해야 하며, 상대방이 자기가 생각한 것인 양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게끔 유도해야 합니다. "네.", "네."라고 대답하게끔 질문을 던지며 부드럽게 이야기하거나, 설득하기 이전에 넌지시 이야기를 흘리는 방법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논쟁을 피하는 것입니다. 논쟁은 곧 다툼이며, 다툼은 곧 심리적 장벽으로 이어집니다. 상대방과의 논쟁에서 이기고자 하는 목적은 나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논쟁에서 이기면 오히려 상대방은 내 말을 듣고자 하는 마음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나를 위해 생각하고 행동할 마음도 없어집니다. 오히려 논쟁을 피하고, 상대방에게 공감하며 의견을 존중할 때 상대방이 나에게 마음을 엽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성취하고자 하는지, 아니면 단지 상대방을 말싸움으로 이기려고 하는 것인지, 고민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법칙을 통해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 뿐 아니라,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며 상호 배려가 넘치는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다음은 반감 없이 사람을 바꾸는 9가지 방법입니다.
1. 칭찬과 감사의 말로 시작하라.
2. 간접적으로 실수를 지적하라.
3. 상대를 비판하기 전에 자신의 잘못을 먼저 이야기하라.
4. 직접적으로 명령하지 말고 질문하라.
5. 상대방의 체면을 세워 주어라.
6. 사소한 발전이라도 칭찬하고, 발전할 때마다 칭찬하라.
7. 상대방에게 좋은 평판을 주어라.
8. 격려하라. 결점은 고치기 쉬운 것으로, 상대방이 했으면 하는 일은 쉬운 일처럼 보이게 하라.
9. 내 제안을 상대방이 기꺼이 하게 만들어라.
반감 없이 사람을 바꾸는 방법도 역시 같은 핵심 원칙을 담고 있습니다. 나를 낮추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끊임없는 칭찬과 격려를 합니다. 체면을 세워줍니다. 내가 하고 싶은 제안을 직접적으로 말하기보단 상대방이 스스로 생각한 것인 양 만듭니다.
사람은 자기계발서로 바뀌지 않습니다. 위인의 이야기를 듣고 바뀐 사람은, 위인이 그 사람을 바꾼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자신을 바꾸어 나가기로 결정한 결과입니다. 우리도 역시 다른 사람을 바꿀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바뀌기로 스스로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마치 아들러 철학의 '용기 부여'와 같습니다. 사실, 아들러의 경우 칭찬도, 비난도 하지 않을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인간관계론」은 보다 실전적인(?) 면을 담고 있다 보니 상대방이 내게 마음을 열고 스스로 한 걸음 디딜 용기를 부여할 수 있게끔 칭찬을 꼭 하기를 권합니다. 어떤 방식을 택하든 본인의 선택이겠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가치인 '타인 존중'을 놓치지는 않아야 할 것입니다.
논쟁하지 마라. 칭찬하라. 질문하라.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어라.
3.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서 느끼는 행복
「인간관계론」의 영문 제목은 'How to win Friends & Influence People'입니다. '친구를 얻는 방법과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법'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일견 친구를 '얻는다'든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다'라는 말을 들으면 개인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러나 「인간관계론」에서는 나 자신을 내세울 것을 금지합니다. 오히려 자신을 낮추고, 잘못을 인정해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설득하기보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감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해야 바뀌고,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는 그들이 스스로 행동하게끔 만들어야 합니다. 억지로 바꾸려고 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습니다.
「인간관계론」의 영문 제목에 'Win'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친구들과 동료들을 '이기려는' 생각만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화를 내고, 짜증이 나는 일이 있으면 짜증을 냅니다. 상대방을 설득하려는 구실로 논쟁을 벌이고 상대방의 머리 위에 서려고 합니다. 아들러는 이를 '권력 투쟁'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화와 짜증은 의사소통의 수단 중에서도 가장 저질입니다. 내 주장을 상대에게 관철시키고 싶어 하다 보니 부정적인 감정을 끌어냅니다. 그 감정에 휘둘리는 척, 어쩔 수 없는 척,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입니다. 논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상대방을 존중하고 스스로 생각이 바뀌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논쟁에서 이기려 드는 것은 당장 내 만족감을 채울지언정, 오히려 다른 사람의 반발심을 키우게 됩니다.
「인간관계론」에서는 적절한 인간관계로 얻을 수 있는 수많은 성공의 순간들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표지에도 '처세술'이라는 말을 적어 사람들의 눈길을 끕니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사람들을 잘 이용하고, 내 편으로 만들고 싶어서' 이 책을 집었을 것입니다. 이 책은 그래서 실용서입니다.
하지만 좋은 책이기도 합니다. 사회적 성공을 담아 이야기를 풀어냈지만, 사실은 그 저편에 인간 존중과 배려의 메시지를 잔뜩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 삶의 모든 문제는 인간관계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우리 삶의 근본적인 문제를 풀어내는 하나의 열쇠가 될 수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일독을 권합니다.
다음에는 오래간만에 소설을 읽어드릴까 합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어떤가요?
202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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